시간을 달리는 강마에 eYe


강마에에게 열광하시는 아내 덕에, 나도 베토벤 바이러스 본방사수투쟁중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드라마
이렇게 열심히 본 게, 마지막으로 뭐였더라? 허준? (헉) 아내와 나는 연애 시절에 김명민의 영화 데뷔작
'소름'을 같이 봤더랬다. 어젠가, 그때 기억나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답한다. "응? 그 영화에 김명민이 나
왔어?" 기억력은 나보다 훨씬 좋으면서. 아내께서 왜 그런지 생각해 봤더니 이 인간이 문제였다. 볼수록
정말 극단적인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란 생각이 든다. 배우 자체를 거의 지우고, 그나마 지워지지 않은
부분까지 캐릭터 속에서 놀게 만든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드는 송강호랑은 다른 의미에서, 김명민 역시
징그럽다.

오늘 아내께서 무려 디씨 베바겔에서 놀고 계시는 걸 옆에서 눈팅하던 중, 이재규PD랑 홍자매가 베바
를 만들기 전 어떤 길을 걸었는지에 대한 글을 봤다. PD는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 미스터리와 환타지물
을 계획했고, 강풀의 '타이밍'을 드라마로 바꿀 구상을 짰었다고 하며, 작가들은 미드 '하우스'에
열광했다나. 닥터 하우스라니. 그걸 보니 강마에라는 캐릭터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감이 확 왔다.
게다가 오늘 10화에서는 드디어 PD님께서 일을 치고 말았던 것. 그래, 타이밍. 절정에서 어린 강마에
가 '시간을 달려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환타지로 건너간 드라마라니. 여기저기 글들을 둘러보니 감동 받은 쪽도 많고,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거부감을 일으킨 쪽도 제법 되는 듯한데. 물론 끌어다 맞춘 작위가 티가 나긴 했지만, 어쨌든
나는 보기 좋았다. 환희의 송가가 구원을 테마로 하고 있으니 그리 어색한 느낌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근래(아니, 제법 멀리까지 잡아도) 한국 드라마 중 갑자기 툭, 이런 환타지를 던져 넣는 실험을 하고도
이 정도 반응을 끌어낸 작품이 있었던가.

그러니 부디 작가와 피디, 해보고 싶었던 거 맘껏 했으면 좋겠다.
강마에가 다시 거꾸로 시간을 달려간다던지. 훗.


덧글

댓글 입력 영역